당신이 부자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 저도요


제목이 참 담백한 듯하면서 솔직하다. <당신이 부자가 되었으면 좋겠어요>이다. 대부분 책 제목이 대놓고 나처럼 한다면 너도 부자가 될 수 있다고 외친다. 부자가 되는 것이 너무 쉬운 것처럼 말하는 것도 다소 이상하다. 세상에 부자가 얼마나 적은가. 그러니 다들 부자가 되고 싶다고 하는거 아니겠는가. 그런 면에서 당신이 부자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한다. 꽤 인상적인 느낌이다. '당신도'라는 표현이 아니다. 당신이 부자가 되었으면 좋겠다니 말이다.
저자는 사실 이미 알고 있는 사이다. 내가 저자의 강의를 특강으로 재개발, 재건축을 들었다. 저자가 내 강의도 들었다. 대전에 강의 하러 갈 일이 있었더니 굳이 의전을 해준다고 하여 넙죽 받았다. 역에서 강의장까지 삼일동안 날 차로 데려다 줬다. 보답으로 나도 강의를 들으라고 했었다. 솔직히 내 강의를 들을 필요는 없는 사람이라고 했는데 받아들였다. 솔직히 수준을 놓고 볼 때 내 강의가 지겨울만도 한데 하루도 빠지지 않고 참여를 했다. 거기에 식사까지 전부 참여하고 말이다.
다시 이 책을 읽어보니 역시나 내 강의를 괜히 듣게했다는 생각도 든다. 그럼에도 반가운 것은 당시에 서로 이야기를 나눴던 아파트가 책에 소개되었다. 농담삼아 이 아파트 이거 매수해야 하는거 아니냐고 했다. 다들 이 아파트 매수해서 관리사무실에서 보자고 말이다. 실제로 그 이후 해당 아파트는 상승했다. 서로 저평가 된 상태니 지금 매수하면 된다고 했었다. 그 이후에 책의 저자인 기리아리는 훨씬 더 큰 인물이 되어 많은 분들에게 자신의 지식과 경험도 나눠주고 있다.
책은 부자라는 단어가 들어가면 어딘지 자기계발이나 투자 관련 책처럼 느껴지는데 반해 그렇지 않다. 장르라는 측면에서 애매하다. 나는 투자 책보다는 에세이 책으로 읽었다. 에세이의 가장 큰 장점은 편하게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점이다. 굳이 팩트를 정확히 체크할 필요도 없다. 전문 지식을 요하는 내용이나 분야도 편하게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면 된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엄청난 팩트를 갖고 이렇게 해야 한다고 권하는 책은 아니다.
자신이 지금까지 살아온 이야기를 전달한다. 이럴 때 자기계발이라면 다소 처절하게 가난을 이겨내거나 인간 승리 관점에서 극복한 이야기를 풀어낼거다. 전혀 그런 식으로 전개되지 않는다. 평범하다고 하면 평범한 삶을 살아온 사람의 이야기다. 무난히 살아왔고 사회에 적응하며 하라는 걸 하면서 어떻게 보면 별 의식없이 지냈다. 책에 언급되지 않지만 대기업을 다녔던 듯도 하다. 그렇게 별 걱정 없이 살아가다 어느 순간부터 현실자각의 시간이 왔다.
이렇게 살아간다면 답이 없다는 깨달음. 그건 어느 날 갑자기 평소처럼 지내다 생긴 것이 아닌 서서히 시간이 가면서 하나씩 부때끼는 것들이 생겼다. 자신뿐만 아니라 가족 전체가 힘든 상황이 왔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며 고민하다 찾은 게 부동산이다. 본인이 실거주를 위해 살았던 곳이 지난 부동산 시장 상승기에 오르는 걸 보면서 놀랐다. 월급받아 적금을 해도 모으지 못할 금액을 아주 짧은 기간에 버는 걸 직접 확인했다. 문제는 그걸 수익내지 못했다.
올랐을 때 좋아했지만 팔 타이밍을 놓쳐 결국에는 급매로 나중에 팔았다고 한다. 이런 경험을 통해 부동산을 본격적으로 하기로 마음 먹는다. 막상 하려니 쉽지 않다. 결정도 힘들고 과연 오를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도 많다. 그걸 하나씩 해내면서 투자한 부동산이 상승하며 큰 수익을 거두게 된다. 물론, 매도를 하지 않았으니 사이버머니와 마찬가지긴 하다. 책에서 대부분 긍정적인 소개를 하는데 대출은 레버러지로 표현한다. 위험성에 대해서도 알려주긴 한다.
그럼에도 레버리지라는 게 초기에는 다소 적극적으로 활용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레버리지를 다소 덜 쓰려고 노력하게 된다. 막상 해보면 그게 생각보다 큰 무게로 다가온다. 그 부분은 책에 소개되지는 않았지만 경각심을 불러 일으켜주니. 사실 저자의 본격적인 투자 경력만 놓고 볼 때 그다지 길지 않다. 책에서 4년차라고 소개하니 말이다. 그 정도 기간이면 투자 경력을 볼 때 시기와 지역만 잘 골랐으면 수익 못 내는게 더 어렵기도 했다. 그럼에도 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책에서도 저자와 똑같이 같은 지역과 시기에 투자했는데도 저자는 수익을 냈지만 지인은 그렇지 않다고 한다. 이런 걸 보더라도 투자한다고 수익내는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다. 어떤 지역에 어떤 방법으로 투자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책에서는 어렵지 않게 설명한다. 평소 저자를 만났을 때 상당히 유쾌하고 활달한데 책은 글이라 그런지 오히려 차분하게 느껴졌다. 대신에 따뜻함이 글에서 느껴졌다. 방법을 찾는 것도 차트같은거 설명하지 않고 편하게 알려준다.
동네 커피숍에서 친하게 지내는 지인이 커피 사주면서 알려주는 느낌이다. '내가 차근차근 알려줄테니 잘 들어봐.' 이런 느낌 말이다. 마지막 장은 본인 이야기가 아닌 아마도 본인에게 강의를 듣고 현재 투자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보였다. 솔직히 저자의 이야기를 듣고 싶었기에 그 부분은 그다지였다. 여러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다는 장점도 있지만. 무엇보다 제목이 참 맘에 든다. 제목처럼 내용도 편해서 쉽게 읽을 수 있었다. 주변 사람들을 적극적으로 도와주려는 마음이 제목과 내용에서 읽히는 책이었다.
증정 받아 읽었습니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내용이 너무 적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부동산 투자에 대한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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