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완전하지 않아도 괜찮아 - 항상 괜찮아



이유는 확실히 모르지만 난 나이에 대해 다소 무감각하다. 딱히 나이에 대해 깊게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내가 몇 살이라는 자각을 그다지 하며 살지도 않는다. 흔히 아홉수라는 게 있다. 아홉살에서 열살이 되는 시기에 힘들어 한다는 뜻이다. 난 그런 것도 없었다. 딱히 나이를 신경 쓰며 살지 않으니 그런 듯하다. 가끔 아주 심하게 아홉수를 앓았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솔직히 그러려니 했다. 나에게 20에서 30으로, 30에서 40으로, 40에서 50으로 변하는 것이 그다지 심각하지 않았다.
내가 나이를 먹었을 뿐 작년과 올해는 그다지 다르지 않다. 물론 20대와 30대는 다르다. 내가 아무리 나이를 신경쓰지 않는다고 해도 사람들의 시선이 다르니 말이다. 그렇게 볼 때 아직까지 난 철이 안 든것이 아닐까도 싶다. 이런 이야기를 하기엔 한국에서 공식적인 나이로 볼 때 주책이라는 표현이 맞는 나이가 되긴 했다. 스스로 나이를 의식하지 않을 뿐 나이에 맞는 행동은 한다. 아무리 신경쓰지 않아도 내가 20대처럼 행동할 수는 없다. 그건 스스로도 안다.
그저 나는 나일뿐이라는 생각이다. 내가 현재 내 나이를 부정한다고 달라 질 것도 없다. 남들이 보는 나는 내가 생각하는 나와 달라도 그것도 나다. 그건 인정한다. 다행히도 내가 좀 동안이다. 나이에 비해 젊게 보인다. 이건 어릴적부터 변함이 없었다. 20대 초반에 고등학생이라 해도 믿었고, 30대 중반에도 대학생으로 날 불러준 사람도 많다. 그 덕분에 그다지 나이를 별 신경쓰지 않았던 듯하다. 나이에 맞는 행동규범은 분명히 있다. 딱히 이것이다라고 정해지지 않았지만.
의외로 나이와 관련된 책이 많다. 자기 계발 서적에서도 나이를 꼭 꼬집어서 뭘 해야 한다고 설명하기도 한다. 그런 책이 가끔 엄청난 인기를 끌기도 한다. 생각해보니 20살이라는 표현으로 된 책은 드물다. 서른살이나 마흔, 오십도 어느 정도 있는데 또 다시 60살이 책 제목으로 있는 경우가 기억나지 않는다. <마흔 완전하지 않아도 괜찮아>는 마흔이라는 나이를 정확하게 명칭해서 말한다. 이 책을 쓴 저자가 마흔이 되었을 때 집필한게 아닌가 한다.
그렇긴 해도 한편으로는 굳이 마흔이라는 틀 속에 가둬놓고 책을 쓸 필요가 있었을까라는 생각도 든다. 저자가 정확히 마흔인지 마흔이 된 지 꽤 되었는지까지는 잘 모르겠다. 책에서 소담소담 들려주는 내용이 꼭 마흔 일 필요는 없다는 생각도 했다. 마흔에만 일어나는 일은 아니다. 넓게 본다면 30대 중반 이후에서 40대 중반까지 봐도 무방할 듯하다. 여기에 여성분이 쓴 책이다. 아무래도 남성이 쓴 에세이와 여성이 쓴 에세이는 감성이라는 측면에서 차이가 있다.
거기에 저자가 미혼에 스스로 이야기한 중년이 되었다. 그런 관점으로 책을 읽어야 하지 않을까한다. 그 부분에서 동의하는 부분도 있고, 이해 안 되는 부분도 있고, 공감되는 면도 있다. 정서가 살짝 다를 수밖에 없다. 마흔이라도 미혼과 기혼은 같은 공간에 있고 사물을 봐도 뉘앙스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 가족과 자녀가 있다는 측면에서 깊은 감정은 같아도 정서는 살짝 다르다. 감수성 자체가 사라 진 것이 아니라 봉인했다고 봐야 할 듯하다. 마흔이라는 나이에 이런 생각이 든다.
대체적으로 에세이를 읽게 되면 기혼이면서 40대 이후거나 미혼이면서 30대가 쓴 책이 대부분이었다. 내가 읽은 책은 그랬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40대면서 미혼이라 다소 생소한 느낌도 들었다. 최근에는 워낙 1인가구가 많고 늦게까지 결혼하지 않는 사람들도 많아졌긴 해도 말이다. 저자는 연애칼럼니스트다. 책에 상당히 많은 본인의 연이야기를 들려준다. 적지 않은 나이라 당연히 연애를 많이 했다는 점이 당연해 보이기도 하지만 그래도 좀 많다고 느껴졌다.
여기에 확실히 남성보다는 여성이 좀 더 나이에 민감하다. 나이가 책 제목이라 그런지 나이 이야기가 무척이나 많이 나온다. 어떨 때는 다소 나쁜 쪽으로 어떤 건 긍정적으로 이야기한다. 워낙 다양한 사람을 많이 만나 그런지 꽤 여러 사람들의 사례가 소개된다. 인상 깊은 내용도 있었다. 이런 에세이를 읽을 때 항상 놀라는 건 어찌 그리 세심하고 꼼꼼하게 기억을 할까다. 주변에서 벌어진 일에 대해서도 소소하지만 디테일한 묘사에 놀랄 때가 많은데 이 책의 저자도 마찬가지다.
마지막에 책은 유명해지고 사랑받아 선택받으면 좋겠지만 저자 자신은 그렇게 되고 싶지 않다는 부분도 참 공감을 많이 했다. 솔직히 내가 늘 그런 생각을 하기 때문이다. 무척이나 아이러니하고 병립될 수 없을 듯도 한데 솔직히 그렇다. 끝으로 저자가 욕실에서 알 몸으로 넘어져 움직이지 못했을 때 소방원들이 세심하게 배려하며 여성소방원이 처리한 후에 남성소방원이 옮기는 에피소드는 꽤 인상적이었다. 그건 있다. 마흔이라는 나이는 경험하지 못한 부분이 아닌 이미 경험했기에 나는 다소 무덤한 측면도 있지 않았을까.
증정 받아 읽었습니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나는 마흔이 언제 였더라.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언제나 완전하지 않아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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