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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에 속지마라 - 잃지 않도록


나심 니콜라스 탈렙은 <블랙 스완>으로 유명해졌다. 금융위기 직전까지 전 세계 경제는 더할 나위 없을 만큼 좋았다. 골디락스라는 표현이 있을 정도로 모든 것이 좋았다. 경제는 매년마다 성장하고 쓸 돈은 넘치고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경제였기에 골디락스라 했다. 금융위기에 대해 경계의 목소리를 내는 사람도 있었지만 당시엔 소음처럼 들렸다. 이럴 때 블랙 스완을 외친 저자는 완전히 인기인이 되었다. 모든 사람이 백조는 검은 색이 없었다 생각했다.
그 와중에 검은백조가 딱 1마리만 나타나도 사람들의 믿음은 깨지고 만다. 바로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할 지 몰라도 실제로 검은백조는 있다. 이처럼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일은 무척 자주 일어난다. 노력으로 되는 영역이 있고 운이 좌우하는 영역이 있다. 투자는 노력을 폄하할 수 없어도 그보다는 운이 훨씬 더 큰 비중을 차지하는 영역이다. 책에서 치과의사는 노력이 요구되는 영역이라 한다. 치과 의사는 노력으로 평생 먹고 살 수 있다.
노력하면 더 좋은 기술을 갖게 되어 환자를 돌보고 수입을 얻는다. 여기에 운이 결부될 여지가 적다. 반면에 사업과 투자는 운이 많이 결부된다. 이런 사실을 성공한 사람은 인정하지 않는다. 성공은 전적으로 자신의 능력과 노력에 따른 결과로 자부심을 갖는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기간과 범위와 횟수다. 대부분 사업과 투자는 이 과정을 통과하기 힘들다. 실력이나 노력을 무시하지 않는다. 운이 많이 작용하기에 짧은 시간에도 수익을 내서 큰 돈을 벌 수 있다.
이걸 운이 아닌 자신의 능력으로 착각하게 만든다. 훨씬 더 오랜 기간동안 살아남고 성공을 유지한다면 그는 능력자다. 이런 사람은 극히 드물다. 거기에 대부분 오래도록 살아남은 사람의 특징은 더 벌기 위해 노력하기보다는 잃지 않도록 노력한다. 단기간 큰 돈을 번 사람들의 특징이 바로 무모하다 생각할 정도로 과감하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다. 분명히 여기서 노력이 보일 뿐 운이 좋다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는다. 큰 돈벌었다고 과감히 은퇴하는 경우는 없다.
오히려 자신감을 갖고 더 가열차게 투자한다. 갈수록 투입되는 돈의 양도 더 커진다. 책에 나온 사례 중 네로와 존의 이야기가 있다. 네로는 엄청난 수익을 내고 승승장구한다. 존도 남들 눈에는 성공한 사람이지만 네로에 비하면 조족지혈이다. 이런 점 때문에 존은 네로를 만나면 다소 의기소침해질 정도다. 그가 버는 돈은 0.1%에 해당하지만 네로는 그 이상의 돈을 버니 그렇다. 존은 안정적으로 포트폴리오를 짜고 수익을 낸다. 큰 수익은 못 내도 마이너스도 적다.
어느 날 네로는 초췌한 느낌이 난다. 승승장구하던 그가 세팅했던 모든 포지션이 마이너스를 기록한다. 따로 리스크 관리를 하지 않았기에 그가 낸 손실은 회복하기 힘들 정도다. 더구나 자신의 돈까지 운용하는 펀드에 넣었기에 회사를 짤린 것은 물론이고 본인의 돈까지 전부 날렸다. 그래도 아직까지 본인의 돈 100만 달러는 남았다. 평범한 사람에게 100만 달러는 엄청난 돈이지만 네로에게는 세상이 무너진 것과 마찬가지다. 존은 여전히 비슷하게 돈을 운용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운을 무시한다. 운이 절대적이라 하기는 힘들어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수많은 사람들이 승자로 우리 앞에 나타난다. 특히나 이런 상황은 상승기에 유독 두드러진다. 상승기에 취해 큰 수익을 낸 걸 착각한다. 꽤 많은 시간이 지난 후에 그렇게 큰 수익을 낸 사람이 아직도 존재하는 경우가 드물다. 성공했다며 사람들 앞에서 자랑하고 부러움의 대상이던 승자들은 보이지 않는다. 상승기가 끝나고 하락기가 왔을 때 대부분 사라지고 마는 패턴이다.
항상 진정한 승자는 상승기가 아닌 하락기에 살아남는 사람들이다. 비록 적은 수익을 낼 지라도 이들이 훨씬 더 즐겁고 재미있는 삶을 살아갈 뿐만 아니라 여유롭게 살아간다. <행운에 속지마라> 저자는 그 점을 지속적으로 이야기한다. 재미있게도 책의 저자도 꽤 큰 성공을 거둔 사람이라 그런지 책의 논조나 내용이 꽤 건방지고 재수없다. 본인이 잘 났다고 하니 말이다. 칼 포퍼 정도가 그에게 칭찬받는 사람이다. 워런 버핏도 그다지 칭찬하지 않을 정도다.
책을 읽으면 철학에 대한 조예가 깊다. 거기에 문화에 대한 성찰도 있고 투자로 수익도 상당히 많이 냈다. 이러다보니 투자자들은 다소 무식하다며 깔 보고 철학자들은 고리타분하게 현실과 괴리감이 있다는 식으로 매도하기도 한다. 책도 그다지 친절하게 쓰지는 않았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나심이 쓴 책중에 이 책이 가장 무난하고 읽기 쉬운 책이다. 그럼에도 익숙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다소 난해하기 읽힐 수도 있다. 사업을 하든 투자를 하든 시장 앞에서는 항상 겸손해야 한다.
일시적으로 시장을 이길 때가 있다. 그건 운이다. 짧은 기간동안 얼마든지 능력과 실력과 하등 상관도 없이 수익을 낼 수 있다. 그걸 착각하면 안 된다. 시장은 항상 살아 움직이기에 투자를 한다면 언제나 남들이 볼 때 이상하게 봐도 얍샵해야 한다. 내일 주가가 오를 것 같다고 생각되어도 당일에 오히려 주가를 매도할 수도 있다. 이런 유연성이 없다면 투자자는 시장에서 살아남기 힘들다. 책이 나온지 꽤 오래되어 이제는 비슷한 개념이 다른 책에서도 꽤 많이 나온다. 그나저나 투자에서 성공은 언제나 살아남는 사람들의 몫이다. 이런 편향을 이겨내지 못하면 언제나 착각으로 실수할 수 있다. 사업이나 투자나 그런 면에서 참 힘들고 어렵다. 그럼에도 매력적이니 사람들은 투자한다. 나도 그렇고.
핑크팬더의 다시 돌아보기 : 운을 내 편으로 만들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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