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영만의 6000만 원 - 주식 투자


처음에 허영만 만화가가 주식 관련 만화책을 쓴다고 할 때 상대히 큰 기대를 했다. 어릴 때부터 허영만 작가의 만화를 많이 봤다. 다른 작가와 달리 상당히 버라이어티한 분야를 작품으로 썼다. 인도와 힌두문화까지 다룰 정도로 놀라운 편력을 보여준다. 최근에는 <관상>같은 책도 쓰면서 갈수록 그 범위가 더 넓게 퍼지는 느낌이다. 거기에 본인 혼자 힘으로 하기 힘들다고 느끼면 포기하지 않고 따로 시나리오 작가와 협업도 하면서 계속 집필 활동을 한다.
인터뷰 같은 걸 보면 협업으로 만화를 만드는 게 그리 녹록치 않다고 한다. 더구나 허영만 정도의 작가라면 자부심도 있고 자신이 의도하는 전개도 있게 마련이다. 이런 상황에서 충돌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렇기에 모든 협업이 다 잘 되는 것은 아니다. 여하튼 그렇게 아직까지 집필활동을 왕성하게 이어가는 만화가는 허영만이 유일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시대 변화에 끊임없이 노력하며 뒤쳐지지 않는 노력을 한 이유가 아닐까한다.
주식 만화를 단순히 그리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주식 투자를 하면서 만화를 집필하다고 한다.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이니 유명한 주식투자자를 만나 가르침을 받아가며 직접 투자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 시도만으로도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문제는 작가가 직접 투자하는 것까지는 좋은데 이건 만화다. 만화라는 것은 어느 정도 이야기가 진행되어야만 한다. 만화를 보는 독자 입장에서 생각해야 하니 말이다. 이러다보니 자연스럽게 거래가 활발하다.
뭘 열심히 조사하고 분석해서 좋은 회사라는 증거를 찾은 후에 매수하는 방법은 만화로는 그다지 재미가 없을 듯도 하다. 만화라 하면 뭔가 화끈하게 근반 실적이 나와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 특히 수익이라는 측면에서 그렇다. 분석하고 투자하면 대체적으로 꽤 긴 기간동안 기다리는 시간이 많다. 개인 투자자라면 충분히 시도할 수 있지만 만화로 집필해야 하는 작가 입장에서는 이렇게 하면 재미가 없다. 어쩔 수 없이 거래가 왕왕 이뤄지는 방법으로 투자해야 한다.
전작이 그런 이유로 후반으로 갈수록 거래가 많은 기업 위주로 된것으로 안다. 솔직히 책을 읽지 않아 이 부분을 정확하게 이야기하기는 힘들다. 그러다 이번에 <허영만의 6000만 원>을 읽게 되었다. 전작보다 금액이 2배가 되었다. 그만큼 자신감이 넘친다는 뜻인지 여부는 모르겠다. 그보다는 같은 금액으로 똑같이 하면 별 흥미를 끌 수 없으니 그러지 않았을까 추측한다. 만화라 금방 읽을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책을 집어들었고 생각대로 금방 휘리릭 읽을 수 있었다.
예상대로 책은 엄청나게 많은 거래를 동반한다. 흔히 가치투자자라고 알려진 사람은 책 말미에 매수를 권유하는 것만 나오지만 몇몇 투자자는 시종일관 연속적으로 엄청난 기업을 알려준다. 나는 책에서 방법론을 알려주는 것이라 생각했는데 직접적으로 기업명과 매수 가격까지 알려주고 있어 다소 놀랐다. 금액도 100만 원 정도가 대부분 기업에 투입되는 비용이다. 그렇게 길게 보고 매수하지도 않는다. 어느 정도 수익을 내면 빠지는 스타일이다.
그러다보니 책을 읽으면서도 이게 과연 일반인이 할 수 있는 방법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 번 주문 지시가 내려오면 몇 개 기업이 동시 다발적으로 지시가 내려오면서 매수 가격까지 알려준다. 일반인이 자신의 일을 하면서 이렇게까지 하기는 어렵지 않을까한다. 재미있게도 작가도 그러다보니 미처 매수하지 못하고 깜빡하고 넘어간 경우도 있다. 책에는 시간이 대략 몇 개월 정도라 수익률은 마이너스로 일단 끝난다. 이게 1권이니 뒷 부분에서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겠지만.
중간 중간에 마하세븐이라는 사람과 인터뷰 내용이 나온다. IMF 직후부터 주식 투자를 시작해서 지금은 대략 100억대 투자금을 운용하고 있는 듯하다. 단기간에 거의 1000만 원까지 만들고 몇 억이 될 때까지도 스캘핑이라고 하여 당일에 사고 파는 방법으로 투자한다. 금액이 커진 후에는 그런 방법은 잘 통하지 않아 지금은 단기부터 장기까지 다양한 관점에서 투자를 하고 있다. 어떤 식으로 자신이 투자하는지에 대해 설명을 하는데 좀 더 구체적인 내용은 없어 아쉬웠다.
큰 그림을 보여주는 정도에 그친다. 무엇보다 톡으로 계속해서 지시가 내려오면 허영만 작가가 사고 팔고를 반복하는데 여기서 과연 배우는 것이 무엇인가라는 생각은 든다. 물론, 왜 기업을 매수하는지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을 하며 매수하라고 한다. 그러기에는 너무 단편적인 내용이라 조금만 들여다보면 알 수 있는 정도로 매수와 매도를 결정한다는 느낌도 들었다. 내가 투자 수익률이 크지 않아 함부로 평가하기는 힘들지만. 이런 것도 있구나.. 정도로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같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이걸 개인이 어떻게 따라해.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마음 불편할 때 사고, 편할 때 팔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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