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 열전

 

예전에는 헤지펀드가 무엇인지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았다. 지금도 여전히 일반인은 잘 모른다. 나도 솔직히 정확하게는 모르겠다. 그저 헤지펀드는 돈 되는 것이면 다한다. 그 정도만 안다. 그렇다고 불법을 저지른다는 건 아니다. 펀드는 펀드인데 규제 등에서 좀 더 자유롭다. 이마저도 미국이 그렇다는 것이지 한국은 아니다. 한국이 금융 선진국이 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다. 늘 금융선진국을 부르짖지만 관련 법은 전혀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이유다.

헤지펀드는 모든 금융상품에 전부 투자한다. 부동산도 투자할 수 있다. 부동산은 상대적으로 돈이 되지 않아 안 하는 듯하다. 특히나 헤지펀드는 특성상 치고 빠지는(?)걸 잘 해야 한다. 장기간 투자하는 경우도 있지만 투자한 자산이 손해가 크다든지 처음 판단과 달라질 수 있다. 이럴 때는 즉석에서 매도하고 나와야 한다. 이런 게 부동산은 아무래도 취약하다. 그렇기 때문에 헤지펀드가 직접 부동산을 매수하는 경우는 없는 듯하다. 대신에 부동산 관련 금융자산에 투자할 뿐.

헤지 펀드는 그렇게 볼 때 돈이 된다는 건 투자한다. 주식을 기본으로 채권이나 파생 상품, 공매도 등을 전부 이용한다. 헤저 펀드를 운용하는 입장에서 자신들이 갖고 있는 아이디어에 부합하면 보유 현금을 투입한다. 자신이 생각한 바가 맞는지 틀린지를 돈으로 확인하는 과정이다. 맞으면 돈을 버는 것이고, 틀리면 돈을 잃는다. 돈을 벌 수 있고, 잃을 수도 있다. 그렇기에 보통 비교지수보다 잘 하면 성공이다. 이런 헤지펀드가 그렇게 많은 건 또 아니다.

헤지펀드 속성상 대부분 작은 돈보다는 큰 돈을 받아 운용한다. <헤지펀드 열전>은 미국에 있는 헤지펀드에 대한 이야기다. 헤지펀드를 운용한 사람들을 인터뷰와 다양한 조사와 함께 저자가 설명하는 방식이다. 대체적으로 미국에서 유명한 펀드 매니저는 헤지펀드 운용자다. 한국에 소개된 미국 펀드 운용하는 유명 투자자가 대부분 그렇다. 그러다보니 특정 자산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하게 운용한다. 한편으로는 이걸 개인이 따라하기에는 그런 의미로 볼 때 무리가 좀 있다.

이 책은 예전에 나와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가 되었나보다. 재발간 요청이 있어 이번에 출간되었다. 그러다보니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추천사를 썼다. 솔직히 추천사가 많은 책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책이 내용으로 승부해야 하는데 추천사로 뭔가 보충하는 느낌이 든다. 워낙 유명 투자자가 많이 소개되어 그럴리는 없겠지만 말이다. 추천사만 읽어도 몇 페이지나 되는데 이 책의 속성상 조금 다르다. 워낙 다양한 투자를 소개하고 있어 추천사도 중구난방인 느낌도 들었다.

보통 추천사는 책의 내용에서 핵심을 소개하는데 말이다. 책이 출간된 게 2010년이다. 금융위기 터진 직후라고 할 수 있다. 그로부터 벌써 20년이 흘렀다. 헤지펀드는 당시 투자처나 방법 등에 의해 달라진다. 지난 20년 동안 상당히 많은 변화가 있었다. 책에 소개된 방법을 적용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솔직히 했다. 무엇보다 책에서 소개된 대부분 투자 방법을 일반인이 따라하기는 내 생각에는 무리다. 기관같은 곳에서는 이 책을 읽고 따라할 수 있을지 몰라도 말이다.

그런 의미로 볼 때 이 책을 읽는 건 의미없다고 할 수도 있다. 내가 책을 보고 실전에서 따라 할 수 있는 팁은 별로 없으니 말이다. 대표적으로 환을 투자해서 일개 국가를 무너뜨리지도 못한다. 내가 공매도를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책에서 소개한 투자를 내가 일단 할 수 없는 건 없다. 그럼에도 책에는 다양한 투자를 통해 돈 번 걸 알려준다. 헤지펀드 역사와 함께 어떤 식으로 당시 투자자들이 움직이고 돈을 투입했는지 설명한다. 지나서보니 알지만 당시에는 과연 알 수 있었을까?

책에서 소개된 사람들은 전부 시대를 앞서갔다는 표현보다는 시대에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알았다. 앞서갈 필요도 없다.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만 깨달아도 된다. 시장 경제에서는 무엇이든 돈으로 치환될 수 있다. 자기가 알고 있는 걸 돈으로 승부볼 수 있다. 책에 소개된 투자자들은 전부 그런 식으로 돈을 투입하고 벌거나 잃었다. 큰 돈을 벌기도 했지만 오래 가지 못하고 잃기도 하며 해당 챕터가 끝나기도 했다. 일반 펀드와 그런 점에서 헤지펀드는 다르다.

규제에서 좀 더 자유롭기 때문이다. 문제는 헤지펀드가 레버리지를 쓴다는 점이다. 자신이 보유한 자본으로 투자한다면 큰 일이 벌어지진 않는다. 레버리지를 이용해서 돈을 벌려다 감당할 수 없는 사건이 생길 때 문제다. 단순히 헤지펀드만이 아닌 금융 시장 자체에 큰 충격여파가 생긴다. 지금까지 그런 역사가 반복되었다. 이걸 억제할 방법은 없다. 인간의 욕망은 끝이 없다. 오죽하면 책 부제가 '신보다 돈이 많은 금융시장의 제왕들'이라고 했을까. 책을 통해 엄청나게 큰 돈이 오가는 시장의 흥망성쇠를 읽을 수 있다.

증정 받아 읽었습니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개인이 따라할 방법이 있을까?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흥망성쇠를 통해 교훈을 얻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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